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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온 편지 5
노*강 2016-03-09

♣3월07일(월) “탐험과 모험”(막: 11:12-26)

 


 

일본의 하쿠바(白馬)는 지금 스키어들로 한창이다. 오늘은 하쿠바 텔레마크스키 원정 마지막 날이다. 쯔가이케(栂池) 스키장으로 향하는 길에 짙은 아침 안개로 한 치 앞을 볼 수 없을 정도로 불투명하다. 탐험도 짙은 안개처럼 알 수 없는 자연과 만나는 행위의 일종이다. 지구를 지(知)의 세계로 나눈다면, 이미 알고 있는 기지(旣知)의 세계와 가 보지 못한 미지(未知)의 세계로 나눌 수 있다. 미지의 세계는 말 그대로 알지 못하는 세상이기 때문에 두려움의 대상이다. 반면 언젠가는 인간이 발견하고 알아낼 수 있다는 희망이 내포되어 있는 아름다움의 대상이자 인간 영감(靈感)의 원천이기도 하다. 이 “알 수 없음” 때문에 탐험은 그 의미를 지닌다. 눈길을 갈 때도 "함부로 걷지 말라. 오늘 내가 남긴 발자국은 뒷사람의 이정표가 되나니… "서산대사(西山大師)의 시 구절이다. 내가 걸은 한걸음의 발자국은 후세에 등대가 될 수도 있고 깃발이 될 수도 있다. 건방진 생각이 아니라 우리 인생에 책임감을 갖고 겸허히 오늘 스키에 임하자는 이야기다.

 


 

어제 저녁에는, 저녁식사가 끝나고 허영호 선배님의 특강이 있었다. 선배님은 3극점 7대륙 최고봉 등정에 성공한 탐험가이시다. 선배님에게는 이미 과거가 되었지만 지난 93년 4월13일, 에베레스트의 중국쪽 이름인 초모랑마에 올라 네팔쪽으로 하산함으로 세계에서 처음으로 횡단 등반에 성공하는 기록을 세웠다. 인간을 거부하는 지구상의 최고봉인 에베레스트를 셀파와 단 둘이서 비박을 강행하며 미지의 세계를 기지의 세계로 만드는 작업은 "가혹" 그 자체임에 틀림없다. 또 선배님은 본인의 저서인 "걸어서 땅끝까지"에 이렇게 고집하고 계신다. "가만 앉아서 있기는 세상은 여전히 넓고 우리가 사는 지구는 정말로 너무도 아름답다. 나는 기력이 쇠해서 죽는 날까지 가보지 못한 미지의 세계를 찾아가고 싶다. 그것은 나의 인생이다. 인생에서 은퇴하는 것은 오로지 죽음뿐이다."라고 말씀하셨다.

  

나에게 예수님은, 미지의 인생에서 기지로 향하는 하나의 귀일점(歸一點)이 되신 분이다. 오늘 본문에 등장하는 뿌리째 마른 무화과 나무처럼(20절), 성도 없이 이름도 없이 하쿠바 초야(草野)에 묻혀, 살아있는 시늉이나 하다가 다시 흙으로 돌아가 있을 터인데, 예수님의 저주(심판?) 덕분에 이렇게 거룩한 공동체 속에 살아있으니 복된 인생이다. 곤도라 속에서 동휘선배님이 물으신다. "너의 그 튀는 돌끼는 어디서 나오느냐?"고... 나는 "영원토록 다함없는, 영혼 가장 깊은 곳에서 솟구치는 예수님을 만난 자유함이다."고 답했다. 그렇다. 우리의 인생에 있어서, 내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를 모르고 살면 그것은 탐험이 아니라 모험이다. 내 인생에 시작인 알파(α)도 예수님이요, 끝인 오메가(ω)도 예수님이시다. 허영호 선배님께서도 이제부터는 인생의 마지막이라고 하시는 "죽음"도 넘어서는 새로운 영적인 탐험가로 거듭나시기를, 진리요 길이신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