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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 여행후기(2)
이*수 2017-02-17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 여행후기(2)
부 제 : 꽃보다 아는형님
여행장소 :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 스키여행
여행기간 : 2017.01.07 - 01.15(7박9일)
참가자 : 기태형, 래현형, 재욱형 그리고 병수(나)

D-day가 며칠 남지 않았다.
이제 하나씩 준비물을 챙겨야겠다는 생각에 이런저런 준비를 한다.
혹시나 해서 루프트한자 항공 수화물 규정을 들여다 보니 출발전에 스키장비를 전화로 신청을 하면 무료로 가지고 갈 수 있다고 되어있다.
기태형한테 스키장비 예약한다고 얘기했더니
‘앗차, 안그래도 출발하기 전날까지 스키장비 등록하라고 한이사님이 말하던데’ 라고 한다.
요즘 회사일로 워낙 바빠서 까먹었나보다.
비행기표 예약 번호만 알면 한사람이 모두 신청할 수 있다. 그러면 왕복으로 스키장비 예약번호를 준다. 
이 예약번호로 비행기표 좌석도 23시간 전부터 체크인할 수 있는데 선택할 수 있는 좌석이 몇 개 없으니 같이 앉아서 가고 싶으면 가능한 빨리 하는게 좋다.
스키장비와 별도로 23킬로그램의 캐리어 1개를 짐으로 부칠 수 있다.
우리는 루프트한자 항공사 직원이 어설프게 알고 있어서 스키장비포함 23킬로로 잘못 알고,
갈때는 부츠를 기내에 다 들고 탈 생각으로 준비해갔는데 공항에 가보니 스키장비는 제외라고 한다.
올 때는 스키와 부츠를 다 부치고 홀가분하게 왔다. 확실히 확인해 보고 준비를 하면 될 것 같다.
그 외 준비물은 뭐 국내 스키여행 가는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통합 리프트권은 5일권을 예약했는데 인스부르크에 있는 9개의 스키장에서 자유롭게 이용가능한 리프트권이다.
그리고 하루는 시내투어를 하기로 결정한다.
우리는 한국음식, 간식, 소주 등 일체를 사가지 않고 현지에서 해결하기로 한다.
나와 기태형이 DSLR 카메라, 미러리스카메라, 캠코더, 노트북, 무전기 등 촬영장비를 다 챙겼고 재욱형이 ‘뭐 나는 준비할것 없나?’ 하길래,
혹시 도착해서 시간이 없을 수도 있으니 첫날 스키장에서 먹을 간식을 1인당 2개씩만 준비하고
혹시 여기 술이 안맞을것 같으면 각자 먹을 소주나 조금 챙겨오라고 했다. 그 외에 먹을건 아무것도 준비하지 않았다.
설사약,감기약, 복통약, 진통제, 파스 등등의 비상약은 래현형이 모두 준비하였다.
스마트폰 데이터는 15일간 1기가를 사용할 수 있는 유심을 인터넷에서 4개를 주문했다.
유럽 거의 모든 국가에서 사용할 수 있으나 전화, 문자는 안되고 데이터만 사용가능하다.
전화를 사용하려면 별도의 요금을 지불한 후 유심을 사야 된다.
출발 전날. 여권 다시 한 번 확인하라고 카톡을 날린다.
혹시 형수님 여권 가지고 올 수도 있고 기한 지난 여권 들고 올 수도 있으니 조심하라고 경고메세지를 보내니 다들 기겁을 하고 다시 확인한다.
1월 7일 새벽, 나는 울산에서 새벽에 출발하는 KTX를 탔다. 나 말고도 스키장비를 들고 있는 사람들이 역사에 꽤 있었다.
 아마 일본으로 원정가는 팀들인것 같다. 동대구에서 기태형을 만나서 인천공항에 9시경에 도착했다.

 


재욱형은 00시 45분에 포항에서 출발하는 리무진 버스를 타고 공항으로 왔다. 래현형은 제천에서 차를 몰고 8시경에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재욱형과 래현형은 햄버거로 이미 배를 채웠고 우리를 위해 햄버거를 사주겠다고 친절을 배푼다.
하지만 기태형은 아침부터 햄버거 못먹겠다고 국물이 있는 밥을 먹어야겠다고 버틴다.
일단 공항에 사람이 많으니 짐부터 다 부치고 입국심사후에 면세점에 들어가서 식사를 하기로 했다.
나와 기태형은 공항 라운지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카드가 있어서 과감히 래현형과 재욱형을 버리고 라운지로 간다.
오랜 회장 생활로 회원을 버린적이 없는 기태형은 그래도 어떻게 둘만 가냐고 그냥 같이 밥 사먹자고 하는걸
내가 ‘형들은 햄버거 먹었으니 괜찮아. 밥 생각 없을거야. 우리만 얼른 가서 먹고 오자’고 꼬시자
재욱형과 래현형도 옆에서 그냥 우리끼리 밥먹고 오라고 부추킨다.
43번 GATE앞 라운지에서 간단한 뷔폐식으로 아침식사를 하며 음식 사진을 찍어 래현형과 재욱형에게 카톡으로 보내며 약을 올리자
대충먹고 얼른 오란다.

 



 
 대충 거하게 아침을 먹고 비행기에 올랐다.
 

 

 

 

 

 

 

 

 

 

 

6개월전에 사둔 비행기표. 그날이 오늘이라며, 카카오스토리에 인증사진과 함께 잘다녀오마하고 남기고 핸드폰을 껐다.
1월 7일 12시 45분 인천공항발 루프트한자 비행기를 타고 드디어 뮌헨으로 날아간다.
뮌헨 공항
약13시간을 날아와 이곳 시각으로 오후 4시에 도착했다.
비행기에 내리면 인천공항에서처럼 지하철을 한번 타고 입국 심사하는 곳으로 이동하였다.
공항 통로마다 위쪽에는 계속해서 ‘AUSGANG’ 이라고 써 있었다.
도대체 저게 뭐지? 오스트리아 사람들은 저쪽으로 오라는 소리인가? 느낌이 싸~ 하다.
입국하는 한국 사람들이 바글바글한 곳으로 안전하게 갔으면 좋겠는데, 형들은 아무 생각없이 유럽사람들을 따라간다.
거기는 유럽사람 몇 명 외에 사람도 별로 없다. 에이 뭐 어찌 되겠지. 입국심사를 해준다.
호오~~ 금방 나가겠는데? 여기 입국심사는 같이 온 사람들이 다같이 심사를 받는다.
 그래서 4명이 다같이 서있는데 형들이 나만 바라본다. ’왜? 왜? 난 형들 믿고 따라왔는데 왜 날 바라봐?‘
하~아~~ 아무래도 내가 착각했나보다. 형들은 나만 믿고 따라온거다.
입국심사관이 물어본다.
‘뭣 때문에 왔냐?’
‘ski tour, innsbruke’ 내가 간단히 대답했다.
우~씨~~못알아 듣는다. 두세번을 물어보길래 내 발음에 문제가 있나 싶어
혀를 이렇게도 굴려보고 저렇게도 굴려가며 똑같이 대답해도 못알아듣는다.
다행히 옆에 입국심사원이 알아 듣고 독일어로 말해준다. 독일에서는 스키라 하면 못알아 듣고 시(?) 라 발음하는것 같았다.
그리고 이 입국심사원 영어를 못하는것 같다. 우려했던 영어가 도착하자마자...
내려서 짐을 찾고(스키장비는 옆쪽 큰짐 나오는 곳에서 별도로 아~주 늦게 나온다) 입국심사를 마치고 나오자,
키가 180cm 정도 되어보이고 나이는 지긋하신 분이 웃으며 우리 이름이 적힌 종이를 들고 맞이해 준다.
뮌헨에서 인스부르크까지는 빠르면 2시간 정도 걸린다.
기차도 있지만 우리는 일본스키닷컴에서 예약해놓은 벤츠 승합 차량에 탑승했다. 

 

 


운전사 아저씨는 필요한게 있으면 무엇이든지 아무 때나 말하라고 하며 출발한다.
다행이 재욱형이 요즘 영어공부를 하고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됐다.
뮌헨에 도착하자마자 쉴틈없이 차를 타고 와서 재욱형이 담배도 피고 좀 쉬어 가자고 휴게소에 들르자고 한다.
‘아하~ 그러세요?’ 속으로 휴게소가 영어로 뭔지 생각했는데 마땅한 단어가 생각나지 않아 네이버 사전에서 휴게소를 찾아서
‘service area, rest area’ 라고 말하니 이 운전기사 아저씨 못알아 듣는다. 그러나 당황하지 않고 bathroom 하니 ‘아하’ 알았단다.
잠시후 휴게소에 세워주는데, 하~아 이런 쓰~~~. 정말 화장실만 있는 휴게소에 세워줬다.
매점들이 있는 휴게소도 오다 보니 많던데 .... ㅠㅠ. 소변만 보고 나왔다. 재욱형은 담배를 한 대 태워야 한다.
옆에 기다려주는데 춥다. 매우 춥다. 재욱형 버리고 모두 차안으로 대피한다.
2시간 조금 넘게 인스부르크로 달려오는 동안 주변의 경관을 보며 감탄을 하면서 와야 되는데 날이 어두워지고 흐려서
옆으로 뻗은 알프스 산맥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인스부르크 중앙역(Central station) 과 마주보고 있는,
무려 별 5개의 Grand Hotel Europa에 도착한다. 그런데 좀 실망... 우리나라의 별5개 호텔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그래도 이곳에서는 제일 좋은 호텔인것 같다.  

 




  창밖 거리 풍경 
방 배정을 하고, 대충 짐을 풀었다. 저녁을 먹지 않았기 때문에 호텔 주변 식당을 찾아 돌아다녔다.
주말 조금 늦은 시간이라 대부분의 식당이 문을 닫고, 케밥집, 피자집 등 이런 인스턴트류 식당만 문을 열어놨다. 마침 중국음식점이 보였다. 집앞에 사진과 함께 메뉴들이 나열되어 있어서 고르기도 쉬웠다. 난 약간 매콤한 메뉴로 고르고 들어갔는데 형들은 아무 생각없이 무작정 따라 들어온것 같다. 메뉴판에는 사진이 없어 고르기가 막막했다. 형들은 초밥 2세트를 시키고 내가 고른것과 맥주를 주문했다. 나는 맛이 괜찮았는데 형님들은 향신료 때문에 입에 안 맞는지 많이 먹지는 않았다. 초밥도 그리 신선한것 같지 않고 맛도 별로였다.
 

 

 


호텔에 들어와서 일단 내일 일정을 짠다.
블로그에서는 악사머리즘(AXAMER LIZUM), 스투바이어 글레이셔(STUBAIER GLETSHCHER), 큐타이 등이
많이 소개되었기 때문에 이 스키장들을 위주로 첫 출정 계획을 짠다.
악사머러즘 스키장을 가기로 결정하고 프론트로 내려와서 가는 방법 등을 알아본다.
와우~~ 카운터 아가씨가 모델 뺨치는데 친절하기까지 하다.


예약해둔 5일 스키패스권을 받고, 가는 방법 등을 물어보고 어느 스키장이 좋은지 등을 물어본다.
그런데 다 좋다니 결국은 우리가 결정해야 된다. 그래서 첫날이니 만큼 난이도와 거리등을 감안하여 악사마 스키장으로 결정한다.
시차적응도 해야되니 이정도로 마치고 일찍 잠에 든다.
이렇게 잠들면 대부분 새벽 3시정도에 깨는데 일어나지 말고 계속해서 눈을 감고, 힘들어도 자야 시차적응을 잘 할 수 있다.
+2 일차 일요일
새벽 3시가 조금 넘어서 잠이 깨졌다.
평소에 잠을 잘 이루지 못해서 정신과에서 처방받은 약을 먹고 자기때문에 어려움이 없을거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일찍 깬것 같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6시간 정도 잤기 때문에 평소보다 덜잔것도 아니다. 단지 시차적응을 해야할 뿐이다.
옆 침대 기태형도 뒤척인다.
요즘 일에 치이고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술자리도 많아 피로가 겹쳐 코 밑이 헐어 말이 아닌 상태라 내 약을 복용하고 잤다.
예전엔 그렇게 극구 사양하더니만 요즘 피곤하긴 많이 피곤했던가 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같이 3시부터 뒤척이기 시작하다가 결국은 5시정도 되어서는 음악을 틀어놓고 누워있었다.
자야한다는 숙명감으로. 기태형은 30만원짜리 커다란 보스 블루투스 스피커까지 가지고 왔다.
하아~~ 짐도 많은데 저것까지 들고오다니~~
아침식사는 6시 40분부터 시작이다. 옆방 래현형과 재욱형도 우리랑 별반 다를바 없었다.
모두 일찍 일어나 서로 카톡으로 대화를 하고 6시 30분부터 식당에 내려가서 앉아 있었더니 아직 준비가 다 안되었으니 좀 기다리라고 한다.



   - 엘리베이터 앞 -    

 



아주 아주 예쁜 레스토랑 아가씨가 ‘Do you like some coffee?’ 라고 물어본다. 당연하지. 커피를 아주 예쁜 고풍스러운 커피포트에 담아온다.
‘Thank you’ 하니 깜찍한 표정으로 ‘Your welcome’ 한다.
‘오우~ 야~’ 래현형이다.  

 

 

 



우아하게 커피를 마시고 잡담을 하고 있으니 준비가 끝났다고 식사를 해도 된다고 한다.
아침은 일반적인 호텔 뷔폐와 크게 다를것 없었고 모두 무난히 맛있게 아침을 먹었다.

 

 



유럽에서의 첫 아침식사다. 모두들 우아하게 식빵도 굽고, 전통 빵도 먹으며 커피 마시고 잡담을 하며 아침식사를 끝냈다. 

 



셔틀버스는 8시 50분에 온다. 첫날이라 긴장도 많이 되고하니 일찍 준비해서 호텔앞 거리 사진도 찍을겸 20분까지 로비로 나오라고 했다.
밖엔 눈이 많이 오고 있다. 호텔 정면이 중앙역이다 보니 그 앞쪽 거리는 다양한 차들로 붐볐다.
버스, 트램, 노랑버스(옐로우버스) 전차처럼 생긴 버스등등 A,B,C 세구역으로 되어있었고 그 구역을 건너면 중앙역 역사이다.
눈내린 인스부루크의 거리, 사진찍기 좋다. 이쪽 저쪽 배경으로 인스부루크 첫날의 추억을 시작한다.

 

 

 

 

 

 

 

 

 

 

 

 

 

 

 

 


 

 

- 우리 숙소 그랜드호텔 유로파   

셔틀 버스는 눈 때문인지 약간 늦게 호텔에 도착했다. 약 10분 가량 운행 후 버스가 모여있는 큰 운동장같은 곳으로 진입했다.
여기에서 각자 가고 싶은 스키장의 셔틀버스로 갈아타면 된다. 우리는 버스앞쪽에 악사마(당연히 영어로 쓰여져있다)라고 쓰여져 있는 버스로 옮겨 탔다.
다른 버스들은 다 출발하는데 우리 버스만 출발하지 않는다. 창문 밖을 보니,,,, 뒷바퀴에 스노우 체인 감고 있다.
이렇게 늦은 시간에 출발하는것도 불만인데 이제서야 체인을 감고 있다니. 입에서 욕이 막 나올라고 한다.
기다리는 도중 래현형이 꿈이야기를 한다. ‘어제밤 꿈에 호텔 창 밖을 보고 있는데 인스부르크 청년들이 스키를 타고 가더라고.
너무 멋있어서 따라 같는데 너무 빨라서 일행을 놓치고 길을 잃고 이리저리 헤메다가 한국 택시를 만났어.
그렇게 간신히 호텔로 돌아오는 중에 잠에서 깼어. 이게 무슨 꿈이야?’ 한다. 다들 개꿈이라고하며 낄낄거린다.
이때까지만해도 아무도 몰랐다, 다가올 불운에 징조를....
약 10분 정도 더 기다려서야 출발했다.
한 20분 정도 가다가 체인이 터졌는지 주유소 옆으로 세우더니 다시 10분정도 더 걸려서 체인을 다시 감았다. 정말 첫날부터 속 탄다.
그리고 다시 악사마로 출발했다.  

 




  - 눈내린 인스부르크 시내   

 

 



- 악사마 스키장으로 가는 중에 버스안에서 찍은 풍경 

악사마로 가는 길은 생각보다 고바위였다. 왜 이렇게 체인을 신경써서 감았는지 이해가 갔다.
대관령을 넘어가는 듯한 꼬불꼬불한 길을 한참을 올라갔다.
악사마 스키장에는 10시를 한참 넘겨 도착한 것 같다. 돌아가는 셔틀버스는 4시 30분이다.
만약 일찍 돌아가고 싶으면 옐로우버스를 타고 돌아가면 된다고 셔틀버스 기사가 알려준다.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조금만 걸어가면 바로 리프트가 있다.
블로그에서 본 기차를 타고 싶었지만 기차까지는 좀 더 걸어 올라가야 되서 일단 바로 앞쪽에 있는 리프트를 타고 올라간다.
리프트 5일권은 하이원 리프트권과 똑같이 생겼고 처음 찍는 순간부터 5일간이다.

 

 


 

 

 

 



눈이 너무 많이 온데다가 구름이 많이 껴서 높이 올라갈수록 주변이 하나도 보이지 않기시작했다.
리프트에 내리자 사람들이 20-30명 정도 있었다. 우리는 기태형을 선두로 앞사람들을 따라갔다.
시야가 너무 좋지 않아 일단 우회해서 내려오는 초보코스를 선택했는데 다른 스키어들도 대부분 같은 코스를 선택해서 내려온다.
기태형은 저멀리 앞쪽으로 달려나가는데 나는 무서워서 뒤에 쳐지기 시작했다. 발밑도 보이지 않는다.
모든 것이 하얗다. 너무 하얗다. 이렇게 하얀눈은 처음 본다. 구름속에서, 바람에 눈이 날려 아무것도 구분이 안된다.
그저 앞사람만 희미하게 공중에 떠서 가는것처럼 보인다. 방향감각 균형감각 모두 잃어버렸고 그냥 앞에 희미하게 보이는 사람만 보고 내려갔다.
다리를 치고 올라오는 뭉쳐진 눈들의 충격에 다친 다리가 매우 아팠다. 발밑조차 보이지 않으니 충격에 대비할 수가 없었다.
숨은 가파오고 기태형은 이미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 않고 다른 형들은 앞으로 나가서 희미하게 보이고
잘못하면 슬로프에서 벗어날 수 있는 상황이었다. 다른사람들이 없었다면 길을 잃어버릴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슬로프와 비압설과의 경계에는 폴대같은 막대기를 듬성듬성 꽃아놨을 뿐이다.
정설해놓은 슬로프도 이렇게 눈이 많아 힘든데 비압설지역으로 잘못 들어가면 난 죽음이다.
비압설에서 부러졌었던 내 오른다리가 다시 한 번 욱신거리며 더욱 온몸에 힘이 들어간다.
아무래도 너무 뒤쳐진것 같아 속도를 내보려고 폴대로 찍어서 가려고 했더니 생각보다 상당히 빠른 속도에 폴대가 튕겨져나간다.
속도감감까지 상실했나보다. 더 조심해야겠다.
한참을 내려오니 구름이 어느정도 걷히면서 시야가 확보되었지만 첫발, 첫스킹부터 두려움으로 얼어붙은 내몸은 쉽게 풀리지 않았다.   
중턱 정도 내려와서야 주변이 보이기 시작했고 사진도 좀 찍었다. 

 

 

 

 

 

 

 

 

 

 

 

 

 

 

 

 

 

 

 


간신이 밑에 까지 내려와서는 이번엔 기차를 탔다. 

 



   

  -  뒤쪽으로 기차가 올라가는 것이 조그마하게 보인다.

 

 

 

 

하단에서 상단까지 체감상으로 5분이면 올라가는것 같다. 하이원으로 치면, 마운틴 탑 꼭대기에서 제우스 초보코스를 타고 제일 하단 베이스까지 내려오는 거리를 거의 중상급자 경사도로 내려온 후에 리프트를 타고 올라가면서 좀 쉬어줘야 하는데 이 기차를 타면 쉴 사이 없이 또 타고 내려와야된다. 거의 체력적으로 죽음이다.


- 다른 블로그에서 가지고 온 사진

정상에는 블로그에서 본 식당 겸 휴게소/전망대가 있다. 이곳 바깥의 의자에 누워 편안히 휴가를 보내는 상상을 했었는데 오늘은 한치앞도 보이지 않았다.

 

 

 

 

 

- 사실은 이런 배경을 꿈꾸고 있었다. 

 




- 이렇게 썬텐도 하고 싶었는데 아쉽다  


점심은 이곳에서 먹었다. 상당히 큰 규모의 식당이었다. 음식을 파는곳은 마트처럼 되어있었고 거기서 카페테리아처럼 음식을 골라서 계산을 하고 들고 나오면 된다.
창가에 자리를 잡고 음식을 고르러 모두들 다같이 마트(?)로 갔다. 그런데 음식들이 뭐가 뭔지 잘 모르겠다. 소세지가 보이길래 제일 만만해서 두 개 달라고 했다. 한 개가지고 누구 코에 붙이겠나. 그랬더니 쉐프가 의아한 눈으로 쳐다보면서 뭐라뭐라 독일말로 뭐라한다. 손짓발짓 다해서 2개 맞다고 2개 달라고 했다.
커다란 접시에 감자튀김 한가득하고 소세지 한 개 얹어서 두 접시 준다. 아이고~~ 망했다. 난 그냥 소세지 2개 시켰을 뿐이고~~~. 이것 때문에 다른 음식 하나를 줄여야 했다. 다른 한 개는 외국인이 시키는거 보고 맛있어 보이길래 똑같은걸 시켰다. 그리고 맥주 4잔, 샐러드 이렇게 주문하고 다른 사람들 계산하는 뒤쪽에 줄을 서서 기다렸더니 옆으로 가라고 손짓한다. ‘아~ 왜에 또~~?’ 차별하나? 옆쪽을 보니 ‘KASSE’ 가 씌여진 곳이 3군데 정도 있었던것 같다. 계산대이다. 사람들이 많으니 다른 계산대로 가란 말이었다.
계산을 마치고 각각 쟁반에 음식을 들고 오고 재욱형이 맥주 4잔을 한 쟁반에 들고 온다. 완전 조심조심 걸어오고 있다. 부츠 신고 있으니 불편하긴 하지만 저 정도는 아닌데 웃길라고 너무 오버하는거 아닌가 하고 있는데 옆에 외국인들이 다 웃고 있다. 같이 재밌게 웃어야하나? 아니면 쪽팔려서 모른척 해야하나? 하고 있는데 보다 못한 웨이터가 대신 들어서 우리 테이블까지 서빙해 준다. 나중에 내가 두잔을 쟁반으로 들어봤는데 이거 장난 아니다. 정말 4잔은 잘못하다가는 다 엎어질것 같은 느낌이다.
모두 앉아서 맥주로 건배 한 번하고 한잔 쭈욱 들이켰다. 우와~~ 정말 정말 정말 시원하고 맛있다. 이렇게 맛있는 맥주는 처음 먹어보는 것같다. 하기야 그렇게 긴장을 하고 스키를 탔으니 맛이 없을래야 없을 수가 없었을 것이지만 이건 정말 맛있었다. 안먹어봤으면 말을하지 말라. 난 술을 안 마신다고 했었는데 한잔을 거의 다 마셔버렸다.
외국인이 시킨 음식은 고기덩어리인줄 알았는데 고기가 아니었고 맛도 별로였다. 음식이 많이 남았다. 대체로 짜다.  

 

 


- 문제의 소세지 2개 ㅠㅠ

 

 

 


- 외국인이 주문한걸 보고 시킨 음식. 고기인줄 알았는데 고기가 아니다.  맛도 별로 없다.. 우리나라 입맛이 아니다.

 

 



점심을 먹고 다시 스키를 타러 나왔다. 다른 슬로프는 거의 비압설이다. 그루밍을 해놓은것 같긴한데 눈이 너무 많이와서 압설/비압설지역을 구분할 수가 없다. 너무 힘들었던 생각만 난다. 주위 경치도 거의 보이지 않는다. 아쉽다. 첫날부터 이러면 안되는데. 다친 다리가 더 아파온다. 혹시나 다시 다칠까하는 두려움에 다리에 힘이 더 들어가 더 힘들었던것 같다.

 

 

 

 

 

 

 

 

 

 



 

 

 


나와 래현형은 스키를 접고 하단에서 기다리기로 한다. 저질 체력인 재욱형도 그만 타고 싶어하는데 기태형이 데리고 다시 상단으로 올라간다. 건물앞 의자에 앉아 한시간을 넘게 기다렸는데도 안내려온다. 호주에서 온 아가씨 한명이 앞에서 서성이길래 옆에 앉으라 하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호주에서 여기까지 오는데 비행 시간만 24시간 걸렸단다. 이곳 저곳 거쳤다가 오는 비행기를 탔단다.   

 

 


 - 하단 건물 벤치에 앉아서 형들을 기다리면서
 
해가 저물수록 온도가 급격히 떨어지는 느낌이다. 체온이 점점 떨어져 추워져서 버스 정류장 앞에 있는 작은 노천카페로 옮겼다. 래현형이 럼주를 한잔 마시고 싶다고 해서 럼주를 한잔 시키고, 뭐 다른 따뜻한 차 같은건 없냐고 하니 티머신이 꽁꽁 얼어터져서 고장나 버렸단다. 따뜻한 와인이 있다고 추천해 줘서 와인 한잔을 시켜먹었는데 오~~ 이거 괜찮다.    

 

 

 

 


- 럼주 한잔 들고 사진

그러고도 한참이나 지나서야 기태형과 재욱형은 내려왔다. 둘다 너무 지쳐서 쉬엄 쉬엄 내려왔단다. 괜히 올라갔다고 후회한다. 이렇게 아쉽게도 악사마에서의 하루가 끝나버렸다.

 

 

 

- 베이스가 1560 m 이고 상단이 2120 m 인, 가장높은 리프트는 2340m 인  악사머 스키장  

 

 


- 슬로프 바로 아래가 버스 정류장이라 슬로프에서 스키타고 바로 올 수 있다. 

 


16시 30분 셔틀버스 시간까지 한 시간 가량 남아서 옐로우버스를 타기로 했다. 셔틀버스 기사가 돌아갈 때에는 아무때나 옐로우버스 타면 된다고 했기 때문에 아무 의심없이 옐로우버스가 오길래 탔다. 혹시나 해서 스마트폰 구글 지도를 켜놓고 간다.
방향은 맞는데 자꾸 옆길로 빠진다. 그래도 돌아서 가겠지 하고 계속 타고 있었는데 원래의 큰길로 들어서지 않는다. 손님들이 다 내리고 우리만 남았다. 한참이나 더 가서 정류장에 차를 세우고 기사가 뒤로 온다.
‘여기 종점인데 니들 어디가냐?’
‘우리 센트럴 스테이션 가는데?’
‘이건 이 스키장하고 악사마 스키장하고 왔다갔다하는 순환 버스다’
‘헐~~~ 그럼 우린 어쩌냐?’
‘다시 40분쯤 돌아가다가 내려줄테니 거기서 옐로우버스 타고 가면 된다.’
‘몇번 타야되는데?’
‘다 중앙역으로 간다.’
그렇다. 대부분 옐로우버스가 중앙역으로 가는데 하필이면 이 버스를 탄 것이었다.
약 40분 정도 돌아가서 버스정류장에 세운 후 우리한테 오더니, 같이 내려서 이쪽 저쪽 요쪽으로 가서 타면 된다고 친절하게 알려준다. 그 와중에 길건너편 버스 정류장에 옐로우버스가 들어 온다. 저거 타면 된단다. 우리는 또 놓칠세라 스키들고 부츠발로 막 달려가서 버스에 올라탔다. 혹시나 해서 중앙역 가냐고 물어보고 또 물어본다. 이미 몸과 마음이 지칠대로 지쳐버렸다.
이 버스에는 손님들이 많이 탔다. 재욱형과 내 앞쪽엔 젊은 부부가 갓 돌 지난듯한 남자아이를 안고 있었는데, 아기가 너무 귀엽고 예쁘다. 정말 인형이다. 재욱형이 옆에서 한참이나 손짓 눈짓으로 장난치다가 내릴 때 바이바이 해주니 씨익 웃는다.
이때 문득 아침일이 생각이나서 웃음이 터지기 시작했다. 재욱형을 보고 내가 막 웃었다. 아침에 래현형 꿈이 문득 떠오른것이었다. 래현형 꿈이 개꿈이 아니었다. 오늘 이렇게 헤메는것을 꿈에서 본 모양이다. 하하하. 기태형, 래현형에게 상기시켜줬더니 모두들 웃음바다가 되었다.
셔틀버스보다 1시간정도 늦게서야 호텔에 도착했다. 스키도 힘들었고, 버스도 잘못타서 지칠대로 지쳤다. 저녁 스케쥴이 엉망이 되었다. 그래도 내 하이바도 사야되고 기태형이 메고다닐 카메라 가방도 사야 되어서 시내로 나갔다. 일요일 저녁이라 그런지 18시도 안되었는데 문을 다 닫았다. 할 수 없이 주변만 조금 돌아다니다가 호텔로 돌아와 간단히 씻고 저녁을 먹으러 식당으로 내려갔다.  

 

 


아침엔 뷔폐 식당이었는데 저녁엔 뷔폐가 다 치워지고 아무것도 없고 테이블만 있다. 다만 옆쪽에 레스토랑이 있을 뿐이다. 다시 카운터에 와서 물어보니 거기가 맞다고 한다. 자리잡고 앉으니 웨이터가 와서 메뉴판을 주고 간다. 봐도 모르겠다. 완전 코스로 되어 있는 요리였다.
여기가 맞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웨이터 한테 ‘우리 여기 머무는데?’ 했더니 오케이 하면서 메뉴판을 다 거둬들인다.
빵이 먼저 나오고 

 




맥주를 시켜 마시면서 음식이 나올 때까지 꿈이야기로 웃음꽃을 피웠다.
한참후에 에피타이저가 나온다. 아주 예쁘게 꾸며져 있다.  

 




금방 먹어치운다. 한국 사람들 속도가 보통 속도인가? 다음엔 뭐가 나올까 궁금해하고 있는데 안나온다. 한참을 떠들고 놀고 있어도 안나온다. 이제 지칠만할 때 메인 요리가 나왔다.  

 


금방 뚝딱 해치운다. 그리고 또 30-40분 지나서야 후식이 나왔다.

 

 

 

저녁먹는데만 2시간 가까이 소요되었다. 피곤했고, 또 구시가지 야경 구경하러 나가야 되는데. 너무 늦었다. 씻고 오늘 찍은사진 우리방에 모여서 텔레비전에 연결해서 돌려봤다.   

 



기상상태가 좋지않아 사진을 많이 찍지 못했다. 오늘은 첫날이니 이만하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모두들 지칠대로 지쳐서~
내일은 날씨가 좋아야 할텐데~~~